핀커스 주커만 서울시향


2006-05-3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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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모짜르트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5번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
지휘 핀커스 주커만
협연 핀커스 주커만, 데이비드 김(악장)
좀 전에 서울시향의 연주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을 핀커스 주커만의 지휘로 보았습니다.
다소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3악장부터 현악기를 통털어 피치카토로 리드미컬하게 연주하는 보기드문 아름다움에(사실 브루크너 4번 2악장도 생생하고 전체적으로 그때의 집중력이 많이 아쉬웠지만) 듣는 즐거움을 대신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4악장부터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을 연상시키는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장면이 남자무용수가 높이 도약하는 동작을 연상시키며 관악과 타악이 축제와 환희로 이 피날레 악장을 통해 승리하는 듣는 즐거움이 됐습니다.
전 그때까지 혹여 만족스럽지 못해도 그 순간 즐기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급기야 몇 번의 커튼콜에 핀커스 주커만은 악장인 데이비드 김의 바이올린을 집어들고 브람스의 자장가를 연주하며 객석을 향해 sing! 이라고 말해 장내는 허밍 코러스와 어디선가 너무나 멋지고 완벽한 휘파람 소리가 연주와 화음을 이루어 조용히 자자들었습니다.
너무나 감동적인 연출에 모두가 환호하고 갈채를 보냈습니다.
바로 자리를 떠나기 아쉬워하는 관객들에게 주커만은 조금도 박수 칠 기회를 주지 않고 악장 데이비드 김에게 finish!라고 말해 아쉽다 못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벌떡 일어나 따라 나가는 서운한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아니면 전반부 모짜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주커만이 협연했을 때 두 번의 커튼콜에도 앵콜이 없자 악장 데이비드 김이 성급하게 나가는 동시에 주커만이 무대로 다시 들어서는 안타까운 인상을 주어서 앵콜을 기대했던 모두에게 싸인이 잘 안맞는 어쩐지 그때부터 시향과 호흡이 순조롭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후반부 주커만의 차이코프스키 4번이 만족스러워 보이지는 않았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커스 주커만의 바이올린 협연은 언제 끝났는지도 모르게 편안하고 포근하게 어떻게 이렇게 안정적이고 자연스럽게 악기가 숨을 쉴 수 있을까, 연륜에서 묻어나는 섬세함 그 전에 첫곡으로 데이비드 김과 바흐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연주할 때 주커만이 세컨바이올린이니까 퍼스트를 온화하게 받쳐주고 감싸준다고 생각했는데 원래 부드럽고 가볍게 한 마리 새처럼 날아가는 실감나지 않은 연주였습니다.
정말 너무나 평화롭고 천국이 따로없는 집에 돌아온 느낌이었습니다.
주커만이 가끔씩 뒤를 돌아보며 단원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며 포근히 감쌀때 비로서 지휘도 함께 병행했구나 느낄 정도로 실래악처럼 아늑했습니다.
언제 바이올린 하는 것처럼 연주하는 비올라도 좀 보고 싶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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