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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바쉬메트와 모스크바 솔로이스를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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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a
2003-10-28 13:32 9,10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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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게 경직되었던 근육들이 조금씩 풀리면서 그 깊고도 풍부한 음색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왜 그렇게 비올라에 사족을 못썼는지 그 이유를 비로서 알게 됐습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풍부하게 울려주더군요.
악기 또한 명기가 아니였을까 ..
마지막 프로그램인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끝으로 좀처럼 무대에 나타지않던 바쉬메트가 한참만에 비올라를 들고 걸어나올때까지만 해도 뭔가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을 이길수 없었는데 차이코프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를 듣고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두번째 앵콜 비발디의 라르고는 또 어떻구요  ~

굳이 대기실에서 직접 들고 나오지 않아도 될걸 아마도 틀림없는 명기가 아닐까 하지만 또 한편으론 얼마든지 기다릴수 있으니 악기만 들고 나오라고 재촉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올라와 트럼펫에 큰 관심을 보였을텐데 저도 같은 심정이였습니다.
하지만 바쉬메트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모스크바 솔로이스트의 지휘에 남다른 애착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비올라라는 악기를 부각시키기도했지만 평소 안타깝고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더없이 반가웠을 테니까요.
자연이 바이올린의 비중이 줄어들긴했지만 조화롭고 악기마다 특성이 잘 나타나더군요.
바쉬메트가 연주때마다 매번 악수를 청했던 그 미모의 바이올리스트,
상당한 수준의 연주력을 갖췄더군요.
그정도면 음색이 묻히는 일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모스크바 솔로이스트는 모스크바 음악원 졸업생들로 30세 미만의 기량이 출중한 연주가들이라고 합니다.


혹시 트럼펫터가 보고 싶어서 찾은 분들이라면 왼쪽에 앉아야했습니다.
거기다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와 트럼펫을 위한 협주곡은 비중이 적은 곡이여서 아쉬움이 많았을텐데
지휘자에 가리고 산 만한 피아노에 가려서 연주자의 모습은 쉽게 찾기 어려웠습니다.
더구나 그 가볍고 익숙하게 연주하는 음색을 듣고 있으면 더 답답할 노릇이였겠지요.
제가 그랬습니다.



첫 곡 브란덴부르크협주곡 6번
저현 악기들만의 구성으로 비올라의 주도적인 음색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평소 알지못했던 저현 악기들의 풍성함에 저절로 사색에 잠겼습니다.

파가니니의 비올라 협주곡 5번 a단조
어쩌면 신경과민한 바이올린이 그리웠을 지 모르지만 평소 비올라의 음색에 갈증을 느끼고 있던 분들이라면 그 독특하고 미묘한 울림에 만족하고도 남았을 겁니다.

제가 프로그램 중에서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제일 아쉬웠했었는데 직접 만나보니 평소 들었던 현을 위한 세레나데가 아니였습니다.
물론 바쉬메트가 손을 본 비올라 중심의 세레나데였지만 그 흐느낌이야 말로 러시아 정서에 딱 맞는 연주가 아니였을까...
더구나 10월 가을의 정점에서 듣는 비올라의 우수 ~
보기만해도 떨어질 낙엽들이 금방이라도 부는 바람에 수북히 쌓일것만 같아서   ...



어제는 비올라의 밤이였으며 그동안 한컨에 밀어두었던 악기가 빛을 본 날이였습니다.
비올리스트 유리 바쉬메트는 현역 비올리스트로서는 유일하게 비르투오소로 불리며 비올라라는 악기를 한 단계 격상시킨 장본인,
그가 지휘하는 모스크바 솔로이스트는 오케스트라의 감각을 연주때마다 음색의 파레트에 넓게 펼쳐 만들어내는 사운드였습니다.

어제는 평소 제가 들어왔던 그 비올라가 아니였습니다.
살아있는 전설, 그런게 아니였을까  ..

믿을 수 없는 음색,
그 전에 그의 독주가 취소된게 너무나 아쉽습니다.




댓글목록3

비올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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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
2003-10-28 18:08
  저도 어제 정말 큰 감동 받았습니다~^^
다만 싸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느라 앵콜곡을 못 들었지만요...
유리 바슈메트..조만간 또 내한하면 좋겠네요....^^;;

Bratsche!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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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tsche!
2003-10-29 01:14
  연주된 바쉬메트의 악기는 1790년산 Carlo Anton Testore 입니다.

viola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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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a
2003-10-29 23:57
  역시!!
그럼 명기가 틀림없는거죠!
저는 앵콜곡이 더 듣고 싶어서 싸인은 포기했습니다.
나중에 로비에 줄 서있는 것 보고 그냥 듣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나카리아코프는 살짝 열린 문을 밀고 들어가서 받을 수 있었는데 바쉬메트는 대기실 밖으로 나오질 않아 결국 받을 수 없었지만 나카리아코프의 연주가 많이 아쉬웠는데 그런대로 만회했습니다.
저도 나중에 바쉬메트의 독주를 꼭 기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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