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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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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a, ensemble and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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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
2000-06-12 21:38 4,64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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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아리 남자동기들은 5명이었다.
그중 하나는 클라리넷을 했고 하나는 첼로를 나머지 3명은 바이올린 파트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비올라라는 악기와 인연을 맺게 될 지는 아무도 몰랐다.
우리 동기 바이올린 3명은 다 악기를 어느 정도 했기 때문에 선배들이 참 이뻐해주었었다.

1학년 겨울방학.
봄에 있을 신입생 환영 작은 음악회 준비가 시작될 무렵일께다.
동기들끼리 앙상블을 하고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곡이 Mozart의 divertimento 136이던가?
첼로는 싸울 필요가 없는데
바이올린이 3명이니 한 명은 비올라를 해야되었다.

동기 중 악장을 여러번 한 하나는
"나는 손이 작아서 비올라 모한다!"
사실 그놈 손이 좀 작긴 작지~^^* 그래도 소리는 우리 중 최고니까 인정~
그 친구가 퍼스트 바이올린을 맡았다.
이제 남은 후보는 두 명...

결론은 의외로 쉽게 나버렸다.
남은 동기 한명 키도 크고 손가락도 길다. 그러나...

"나는 머리가 나빠서 비올라 악보 못 본다. 머리 좋은 니가 해라~"
완전히 배째라 식이다.

결국 머리 좋은(??) 내가 비올라를 하게 된 것이다.
(참고로 그것땜엔지는 몰라도 현재 본인은 박사과정에 재학중~ ^^*)

처음에는 장난이 아니었다.
바이올린에 익숙해진 손가락위치도 그렇고,
사실 처음 보는 비올라 악보는 쉬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악보위에 줄번호랑 손가락 번호랑 계이름이랑 적는것...
나의 악보는 다른 사람의 악보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시커먼~~그 자체였다.
(당연하지... 상상해보시길... 그거 다 적고..)

연습하면서 재밌는 일도 많았다.
그 중 하나~
야외공연장에서 4명이 앉아서 연습하다가
"야~ 배고프다. 우리 짱께이 시켜묵고 하자~"
그래서 배달된 짱께이 4그릇과 소주 한병과 짬뽕~^^*

"틀린 사람 쏘주 한 잔 묵기다~"
제 2 바이올린을 하는 친구가 따라라라~하는 부분에서 계속 틀린다.
"에이씨~" .... 홀짝!!
점점 쏘주는 줄어들고 초조해지는 나~~
틀리고 싶은데 사실 비올라 파트는 바이올린에 비해서 쉽다.
쏘주를 먹기위해 일부러 틀리는 듯한 동기들...
결국 그날의 연습은 그것으로 끝을 내고
우린 술마시러 갔다.
우린 술을 마시면서도 길을 걸어가면서도 입으로 divertimento를 연습했다.

이렇게 시작하게된 비올라~
그러나 점점 더 하면 할 수록 비올라는 날 끌어들이고
그 이후 몇 차례 연주회에서 나는 계속 비올라를 잡았었고,
이젠 동아리에서 '막강 비올라' 파트의 큰 형님이 되었다.
(혹자는 '맛간 비올라'라고도 함...멤버들이 다 술을 좀 좋아해서리...^^*)

지금은 어언 10년이 지나가버린 시간...
그 시절 기억들이 다시 나를 미소짓게 한다...
이젠 서로가 서로 일에 바빠져 자신의 악기조차 돌보지 못하고 있지만
몇 년이 지나 언젠가...
그때가 호호 할아버지가 되었더라도,
그 때의 동기 4명이 모여서
다시 divertimento를 연주할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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